이번 매경이코노미 2188호에서는
두 가지 내용이 정말 인상깊었다.
아파트 높이 35층 규제가 폐지되어 어떤 영향을 줄지,
재건축, 재개발 구역은 어떻게 변화할지,
향후 서울 재건축 시장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SK하이닉스가 연일 저가인 이유와,
왜 대규모 적자를 예상하는지,
시스템 반도체로의 다변화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1. 35층 넘어 꿈이 현실로
1) 35층 규제 폐지
-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아파트 높이 35층 규제 폐지안을 확정했다.
- 도시기본계획은 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 계획이자 법정 계획이다.
- 높이 기준이 폐지돼도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은 유지되는 만큼, '날씬한' 건물이 넓은 간격으로 배치돼 조망권이 확보되고 개방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앞으로 아파트 층수는 일률적인 규제가 아닌 개별 정비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에는 지역별로 지침을 세워놓거나 별도 규제가 적용되는 용도지역으로 설정한 곳이 많아, 경관, 일조권, 교통량 등과 함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해 단지 층수를 결정할 것 이라고 한다.
2) 초고층 추진하는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구역
* 재건축
-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 - 1971년 지어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 2017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사업이 확정됐고, 2021년 11월 재건축 사업을 관리해온 한국자산신탁이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다. - 서울시는 용적률을 172%에서 400%까지 끌어올려 최고 65층으로 짓는 계획안을 마련했다. - 현재 3종 주거지역인 용돌ㄹ 준주거나 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높일 계획이다. - 기존 1584가구가 2400여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
한양아파트 | - 1975년 지어진 한양아파트도 신통기획을 신청해, 최고 54층짜리 고층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 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될 경우 용적률은 기존 252%에서 최대 600%까지 올라간다. - 가구 수도 588가구에서 1000여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
서울아파트 | - 192가구 소규모 단지지만, 76층 높이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이다. - 한강변에 붙어있는 데다 더현대 서울, IFC몰과 가까운 입지인 만큼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 한다는 목표다. -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아닌 '건축법'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한다. 건축법을 통한 재건축은 소유자와 시행사가 공동사업단을 꾸려 건축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며, 조합설립 등의 절차가 불필요하다. - 용적률도 최대 7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
공작아파트 | - 373가구에서 555가구, 최고 49층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요청하면서 영등포 구청에 정비계획안을 올렸다. |
- 용산구
한강맨션 | - 이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한강맨션이 68층 목표를 내걸었다. - 2021년 9월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1년 2개월 만에, 용산구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 건폐율 20.45%, 용적률 255.15%를 적용해 기존 660가구보다 781가구 늘어난 1441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
산호아파트 | - 현재 35층에서 47층으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추진 중이다. |
- 강남구
은마아파트 | -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린다. - 오랜기간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22년 8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받고 최근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문턱을 넘었다. - 재건축 정비계획안에는 14층, 4424가구 단지를 최고 35층, 5778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 시공사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다. -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최고 49층으로 재건축 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압구정 2 · 3구역 |
- 압구정2 · 3구역도 49층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 이 구역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가깝고, 한강변을 접한 입지다. |
-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 |
- 1978년 지어진 이 단지는 신속통합기획안에 최고 49층으로 짓는 설계를 담았다. - 지하철 3, 7, 9호선 고속터미널역이 가깝고 한강변에 위치해 있다. |
-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
- '서부권 재건축 대어'로 손꼽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도 머지않아 층수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의 핵심인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고 2차 안전진단은 '의무'에서 '선택'으로 전환하면서 목동 주요 단지마다 재건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 현재 목동 1~14단지 중 6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
* 재개발
동대문구 용두1구역 |
- 청량리역 역세권 2만780㎡ 부지에 지하 8층~지상 최고 61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가구와 오피스텔 85실, 상가 등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는다. |
성수 전략정비구역 |
- 서울시는 성수 전략정비구역1~4지구에 대한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 조합설립인가를 마쳤지만, 건축심의 단계에 멈춰 있다. 정비계획이 변경되면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 이번에 35층 층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다시 50층 초고층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
3) 향후 서울 재건축 시장 향방
* 재건축 시장에 대한 반응
- 긍정 : 일괄적인 높이 규제가 해제되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재건축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넣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 부정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가 여전해, 층수 완화만으로는 침체된 시장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 초고층 재건축 사업성 의문
- 서울시는 35층 규제를 폐지하면서도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은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 별도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않는다면, 당장 층수를 높인다고 해도 지을 수 있는 기구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 건물이 슬림해지고 단지 내 지상 공간이 넓어지면서 주거환경이 쾌적해지는 효과가 있으며, 고층에서 한강과 남산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만큼 단지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일반분양 물량증가로 이어지거나 사업성이 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 용적률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높이만 올리면 건설비용만 더 늘어난다. 초고층 공사비가 일반 건축보다 2~3배더 들어가는 만큼, 사업성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 건물 높이만 높아지고, 동간 거리가 그대로라면 일조권 침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 사업 기간이 오래 소요되는 점도 무시못할 부담이다.
- 초고층으로 완공된 재건축 단지는 향후 추가 재건축 기회가 사라져 세월이 흐르면 슬럼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용적률을 함께 높여 사업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건물 높이가 높아질수록 공사비가 더 들 수 있으니, '층수 규제 완화와 함께 용적률을 높이기 위한 기부채납 기준 등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 재건축 규제보다 무서운 금리 인상
- 35층 규제 폐지는 재건축 시장에 있어 호재지만, 금리인상, 거래 절벽, 미분양 급증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붇었다는 점이 변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아파트는 0.05% 하락, 재건축 아파트는 0.04% 하락했다.
- 전문가들은 금리 불확실성, 주택 시장 침체에다 여전히 남아 있는 재건축 규제 여파로 35층 폐지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 대규모 재건축 단지일수록 사업비가 중요한데, 지속적인 금리 인상, 원자재가격 상승은 재건축 사업성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가 여전해 시장 반응이 차갑다.
- 재건축 시장 활성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과감한 규제완화)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2. SK하이닉스 위기론의 실체
1) SK하이닉스 연일 신저가
- SK하이닉스 주가가 22년 12월 말까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 대부분의 증권사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추정 관련, 대규모 영업적자 가능성을 지적했고, 조 단위 적자를 언급한 곳은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 SK하이닉스 대규모 적자 가능성의 이유
- 첫째, SK하이닉스를 향한 우려가 큰 것은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탓도 있지만, 재고가 잔뜩 쌓여있기 때문이다.
·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공재고를 포함한 재고 일수를 약 40주로 분석했다.
· 지금 쌓여있는 재고만으로도 내년 한 해 영업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진단마저 나온다.
· 반도체 기업의 재공재고는 원재료인 웨이퍼 상태로 보관돼 있는 물량을 뜻한다.
- 둘째, 재고가 잔뜩 쌓인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잔뜩 쌓이게 된다.
· 최근 기사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0월에 각각 22.46%, 3.73% 하락한 후, 최근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 재고자산은 취득원가와 순실현가치(NRV) 중 낮은 금액으로 평가하는 저가법을 따라 장부에 기록한다.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라면 대부분 재고자산은 NRV보다 낮은 취득원가로 기록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재고자산의 NRV가 뚝뚝 떨어져 취득원가를 밑돈다면 재고자산평가손을 반영하게 되어 있다.
2)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 낸드플래시 사업부
* 낸드 손실의 진원지는 미국 '솔리다임'
- 솔리다임은 2020년 10월 SK하이닉스가 당시 환율로 10조3000억가량을 주고 인수한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다. 솔리다임은 SSD(Solid State Drive)와 패러다임의 합성어다.
- SK하이닉스는 단품 낸드플래시를 주로 제조했지만, 낸드 시장에서 SSD가 각광받자, 인텔 낸드사업부를 전격 인수했다. 인텔은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만드는 SSD가 주력제품이다.
- 낸드 업황 추락으로 솔리다임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솔리다임을 포함한 미국 낸드 법인은 22년 3분기 61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2년 누적 순손실은 8717억원에 달한다.
* SK하이닉스 적자의 원인
- 업황 부진
- 솔리다임 경영진의 역량 부족
· 인텔의 사업부로 있다가 SK하이닉스의 100% 자회사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경영 불확실성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 금간 리더십
· 솔리다임 초대 CEO였던 로버트크룩은 22년 10월 퇴사했고,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는 기술전문위원으로 물러났다.
3) 최고경영진, 전략적 오판 지적
* SK하이닉스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오판
- 2021년 하반기 당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고객사 수요가 여전히 좋으며, 내년까지는 지금과 같은 수요 증가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장에서 제기된 업황 악화 우려를 일축했다.
- 2022년 시황이 예상과 전혀 달리 흘러가자 결국 Sk하이닉스는 23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는 '실기'였다는 안팎의 비판에 휩싸였다.
* 재무적 압박 커진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5조원 수준이다. 23년 설비 투자(CAPEX)를 22년보다 50%이상 줄인다고 했지만, SK하이닉스는 매년 7~17조원의 설비투자를 해왔다. 설비투자를 대폭 줄인다고 해도 최소 5조원 이상 설비투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아직 인텔 측에 치뤄야 할 인수대금 잔금(약 20억달러)도 남아있다.
- 업계 관계자는 "설비 투자를 위한 재무적 지출과 이에 따른 상각비용, 재고자산평가손까지 겹칠 것으로 보여, 내년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최대 위기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당장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 주도로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가시화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적극적인 감산으로 이익방어에 나선다. 다만, 같은 낸드플래시라도 기업별로 생산기술이 다르기 때문에(솔리다임은 '플로팅게이트' 기술, SK하이닉스는 'CTF' 기술) 기술적인 측면에서 시너지가 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Sk하이닉스가 기대를 거는 서버용 고성능 D램인 DDR5는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 하지만 DDR5 시장은 아직 양산이 본격화하지 않은 초기 단계로, 실제 시장에서 교체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4) 메모리 편중 구조 다변화 절실
* 시스템 반도체로의 다변화가 필요한 이유
- 첫째, 기존 반도체 시장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B2B(기업 간 거래) 중심으로 재편됐다.
·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처리 용량이 늘면서 서버업체가 반도체 시장 주 고객으로 부상했다.
- 둘째, 문제는 서버 업체의 반도체 구매 계획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대량구매를 서두르고, 내릴 것 같으면 구매를 한없이 밀루는 식의 패턴을 보인다.
· D램 현물 가격 하락은 앞으로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이는 수요 지연으로 연결되며 악순환을 낳는다.
- 셋째, 반도체 산업 환경도 종합주의 조직보다는 전문주의 조직이 더 유리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 각종 IT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자율주행, AI 등에 쓰이는 반도체) 표준화된 생산능력으로는 수요에 대응하기 힘들어졌다.
· 이에 따라, 종합반도체 중심 IDM 모델에서 팹리스(Fabless) 또는 팹라이트(Fablite) 모델로 분화 추세가 뚜렷하다.
* 종합 반도체 시장과 시스템 반도체시장 비교
종합 반도체 시장 |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같은 기업이 해당된다. - '중앙 집중적인 메모리 산업'을 기반으로 사업 역량이 집중돼 있다. - 메모리 시장은 표준화한 대량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집적도와 미세화 등 공정 혁신이 요구된다. |
시스템 반도체 시장 |
-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전문화된 회사), 파운드리(설계는 하지 않고 생산만 하는 회사)가 있으며, 이는 팹라이트 전략(생산에 들어가는 비용 줄이고, 설계 업체는 설계에 집중, 생산 업체는 생산에 집중하는 전략)에 해당한다. - 설계 혁신 역량이 핵심 자원이다. - 반도체 밑그림을 설계하고, 이를 고객 요구에 맞춰 양산 가능하도록 세부적인 공정 프로세스를 재규정하는 등 고도의 설계 역량이 요구된다. |
- 산업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종합 경쟁력은 2021년 기준 5위에 머물렀다.
· 1위 - 미국 96점, 2위 - 대만 79점, 3위 - 일본 78점, 4위 - 중국 74점, 5위 - 한국 71점
- 산업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선제 투자와 대형 R&D 추진으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분야에서는 수요 분야와 연계한 R&D를 추진하고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시장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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